구글 계정, 클라우드 데이터 정리 노하우
나는 수년간 구글을 메인 플랫폼으로 사용해왔다. 지메일은 물론이고, 구글 드라이브, Photos, Docs, Calendar까지 일상과 업무의 거의 모든 기록이 구글 계정 안에 있었다. 편리하다는 이유로 점점 더 많은 자료를 쌓아두었고 별다른 정리 없이 그대로 방치하는 일이 많아졌다. 그러다 문득 구글 드라이브 용량이 가득 찼다는 알림을 받고 나서야 상황의 심각성을 실감했다. 너무 많은 파일이 쌓였고 그중 대부분은 더는 필요하지 않은 데이터였다. 그제서야 깨달았다. 디지털 공간도 물리적 공간처럼 관리하지 않으면 금세 어수선해진다는 것을. 구글 계정과 클라우드 데이터를 정리하면서 느꼈던 점들을 정리해보았다.
필요 없는 파일은 ‘보관’이 아닌 ‘삭제’
가장 먼저 구글 드라이브부터 점검했다. 처음에는 정리라는 명목으로 폴더를 새로 만들고 파일을 분류해 옮겨보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방식은 오히려 데이터를 더 복잡하게 만들 뿐이었다. 진짜 필요한 것은 보관이 아닌 삭제였다. 그래서 기준을 명확히 세웠다. 6개월 이상 열어보지 않은 파일, 중복된 문서, 더는 쓸모없는 작업자료는 전부 삭제 대상이었다. Photos도 마찬가지였다. 자동 백업이 켜져 있었던 탓에 스크린샷, 중복 사진, 흐릿한 사진까지 모두 저장되어 있었다. 이 역시 정리보단 정돈이라는 원칙을 세우고 무조건 과감히 삭제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불안했지만 실제로 삭제하고 나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삭제하고 나서 느껴지는 가벼움과 명료함은 생각보다 훨씬 만족스러웠다.
구글 계정은 ‘자동화’로 관리한다
클라우드 데이터를 정리하는 데에는 일정한 체계가 필요했다. 그래서 나는 구글의 자동화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구글 드라이브에서는 ‘저장 용량 정리 도우미’ 기능을 통해 큰 파일, 중복 파일, 오래된 문서를 한 번에 확인하고 삭제할 수 있었다. 이 기능을 통해 평소 신경 쓰지 못했던 불필요한 파일들을 빠르게 제거할 수 있었다. 지메일에서는 불필요한 메일을 자동 분류하도록 필터를 설정했다. 특정 키워드나 발신자 주소를 기반으로 메일이 자동으로 분류되거나 삭제되도록 설정한 덕분에 매일 수신되는 수많은 메일 중에서 내가 직접 확인해야 할 것들만 깔끔하게 남게 되었다. Google Photos에서는 자동 백업 기능을 끄고 선택적으로만 백업하도록 변경했다. 또한 구글의 ‘저장용량 최적화’ 기능을 통해 고화질 사진을 효율적으로 압축하여 저장 용량을 줄일 수 있었다. 이 모든 과정은 단순한 설정 변경이었지만 그 효과는 꽤 컸다. 매달 반복되는 정리 스트레스를 줄여주었고 데이터 관리에 들어가는 시간을 대폭 단축시켜주었다.
‘계정 정리의 날’을 만드는 습관
마지막으로 나는 매달 하루를 ‘디지털 계정 정리의 날’로 정해두었다. 이 날에는 구글 계정뿐 아니라 사용 중인 다른 플랫폼 계정들까지 점검한다. 예를 들어 저장 용량이 얼마나 남았는지, 최근 사용하지 않은 문서나 사진은 무엇인지, 공유 설정이 열려 있는 파일은 없는지 등을 확인하고 조치한다. 특히 구글 드라이브는 공유 문서가 많은 만큼 과거에 링크를 열어둔 파일들이 외부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이를 매달 한 번씩 점검하며 불필요한 링크를 차단하고 민감한 파일은 다시 권한을 설정하거나 삭제했다. 이러한 습관은 생각보다 많은 정신적 여유를 주었다. 더 이상 ‘클라우드 용량 부족’ 알림에 당황하지 않게 되었고 어떤 파일이 어디에 있는지 헷갈릴 일도 줄어들었다. 계정을 정리하는 일은 귀찮을 수 있지만 그 시간은 결국 내 일상을 더 단순하고 선명하게 만들어주는 투자였다. 처음에는 구글 계정과 클라우드를 정리하는 일이 막막하게 느껴졌으나 몇 번의 시도를 거치고 나니 체계가 생겼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미루지 않고 조금씩 해나가는 태도였다. 디지털 공간도 물리적 공간처럼 감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몸소 느꼈다. 어지러운 폴더 구조, 쓸모없는 파일, 끝도 없는 저장용량 경고는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를 갉아먹고 있었다. 지금도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관리되고 있다’는 감각은 내 하루를 훨씬 가볍게 만들었다. 디지털 미니멀리즘은 거창한 철학이 아니라 구글 드라이브의 ‘정리하기’ 버튼을 한 번 더 누르는 작은 실천에서 시작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