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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계정 정리하는 법

seoseo01 2025. 5. 16. 12:55

인스타그램 계정을 정리해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틈만나면 습관적으로 인스타그램 계정에 접속하는 내 모습을 자각하고 나서부터이다. 확인을 해보니 하루에 최소 한시간 반 이상을 인스타그램의 세계 속을 부유하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하였다. 더 이상 이런 생활습관을 지속해서는 안되겠다는 확고한 결심으로 인스타그램을 나의 삶에서 조금씩 지워가기로 계획을 세웠다. 

 

인스타그램 계정 정리하는 법
인스타그램 계정 정리하는 법

무심코 넘긴 피드가 마음을 어지럽혔다

인스타그램은 참 묘한 공간이다. 처음에는 예쁜 사진과 감각적인 정보들을 구경하는 재미로 시작했다. 좋아하는 작가나 브랜드의 소식을 실시간으로 받아볼 수 있었고, 멀리 있는 친구들의 근황을 자연스럽게 확인할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였다. 피드를 보고 나면 이유 없이 기분이 가라앉고, 내 일상이 왠지 초라해 보이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여행 중이고, 누군가는 퇴근 후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고 있었으며, 또 다른 누군가는 멋진 집에서 완벽하게 정돈된 삶을 보여주고 있었다. 나는 그들을 팔로우했지만 동시에 나 자신을 끊임없이 비교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상하다고 느끼면서도 손은 계속 피드를 넘기고 있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인스타그램부터 켰고, 잠들기 전에도 마지막으로 타인의 일상을 들여다보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이건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결심했다. 인스타그램이라는 공간을 다시 정리해보자고. 나를 자극하고, 피로하게 만드는 계정을 떠나보내고, 진짜 나에게 필요한 것만 남겨보자고.

팔로우 정리부터 시작했다

정리의 시작은 아주 단순했다. ‘지금 이 계정을 팔로우하고 있는 이유가 뭘까?’ 스스로에게 질문하며 하나씩 체크해나갔다. 의외로 많은 계정들이 습관적으로 팔로우했던 것들이었다. 누군가의 추천으로 혹은 한때 흥미가 있었던 주제로 인해 팔로우한 계정들이었지만 지금은 더 이상 관심이 가지 않았다. 그 외에도 내 감정을 반복해서 자극하는 계정, 과도하게 광고성 콘텐츠를 올리는 계정, 현실감을 잃게 만드는 계정들을 중심으로 정리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언팔로우하는 게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특히 실제 지인인 경우에는 더욱 그랬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인스타그램은 내 일상의 일부분이고, 그 공간을 어떻게 채울지 결정할 권리는 내게 있었다. 실제로 정리를 시작하고 나니 피드의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졌다. 마음이 편안해지는 콘텐츠가 많아졌고 피드를 훑는 시간이 확실히 줄어들었다. 더 이상 자극적인 이미지나 무의식적인 비교에 휘둘리지 않게 되었다. 여기에 더해 ‘즐겨찾기’ 기능도 활용했다. 꼭 보고 싶은 소수의 계정들을 즐겨찾기로 설정하고, 피드에 그들의 글이 우선적으로 뜨도록 정리했다. 덕분에 무분별한 소비에서 벗어나 필요한 정보만 효율적으로 받아볼 수 있게 되었다. 나아가 내 계정도 다시 들여다보게 되었다. 나는 왜 이 사진을 올렸을까? 누군가의 반응을 기대한 건 아닐까? 그 결과 게시물도 일부 삭제하고, 피드의 톤을 보다 자연스럽게 정돈해갔다. 인스타그램이 조금씩 ‘타인의 무대’가 아닌 나의 진짜 취향을 반영하는 공간으로 바뀌고 있었다.

덜어낸 만큼 마음이 가벼워졌다

계정 정리를 하고 나서 가장 큰 변화는 ‘가벼움’이었다. 눈으로 보는 피드가 덜 복잡해지자 머릿속도 함께 정돈되는 기분이었다. 한동안 인스타그램을 켜지 않아도 별다른 불안함이 없었고 오히려 그 시간에 책을 읽거나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 또 하나 흥미로웠던 점은 정리를 하고 나니 팔로우 숫자 자체에도 신경을 덜 쓰게 되었다는 것이다. 더 이상 ‘얼마나 많은 계정을 팔로우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오히려 얼마나 잘 정돈된 디지털 환경을 갖고 있느냐가 나에게는 훨씬 큰 만족을 주었다. 계정을 정리한 이후 나는 인스타그램을 ‘소비의 플랫폼’에서 ‘선택의 공간’으로 전환할 수 있었다. 매일 넘겨보던 피드는 이제 가끔 필요한 정보가 있을 때만 켜게 되었고 이전처럼 무의식적으로 시간을 보내는 일이 거의 사라졌다. 그리고 이 작은 변화는 내 일상에 꽤 큰 영향을 미쳤다. 무언가를 ‘비우는 것’이 얼마나 강력한 실천인지 새삼 깨달았다. 디지털 환경을 정돈하는 것은 곧 내 삶을 정돈하는 일이었다.

앞으로도 나는 이 원칙을 지켜가려고 한다. 새로운 계정을 팔로우하기 전에는 ‘이게 정말 지금의 나에게 필요한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주기적으로 팔로잉 목록을 정리할 예정이다. 그렇게 하면 인스타그램이라는 공간은 더 이상 나를 지치게 만드는 공간이 아니라, 나의 방향성을 지지하는 공간으로 남을 것이다. 정돈된 디지털 삶의 첫 걸음은, 결국 ‘불필요한 것을 덜어내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을 나는 이번 경험을 통해 분명히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