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소비 줄이는 3단계 방법
콘텐츠는 점점 더 자극적으로 변하고, 플랫폼은 더 정교하게 우리의 주의를 훔치려 한다. 이러한 경향은 앞으로도 오래도록 지속될 전망이다. 그런 시대 속에서 진짜 중요한 건 내가 나의 시간을 의식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가이다. 유튜브 소비 줄이기는 단순한 절제가 아니라 자기 주도적인 삶을 살아가기 위한 디지털 미니멀리즘의 실천이었다. 그리고 그 실천은 생각보다 강력하고 삶을 가볍게 만들어주는 힘이 있었다.
보고 싶은 것’보다 ‘계속 보게 되는 것’을 봤다
나는 유튜브를 정말 좋아했다. 지루할 틈이 없었다. 보고 싶은 정보도 많았고 재미있는 영상도 무궁무진했다. 5분만 보려고 켰다가 어느새 한 시간, 두 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는 일이 다반사였다. 문제는 영상이 끝날 때마다 다음 영상이 자동으로 재생되면서 내가 보고 싶었던 것이 아닌 계속 보게 되는 것을 보게 된다는 점이었다. 처음엔 재밌어서 웃고 있었지만 점점 영상 속 정보들이 뒤엉켜 머릿속은 더 복잡해졌고 시간은 사라졌으며 남는 건 피로감뿐이었다. 그렇게 멍하니 소비한 시간이 쌓이고 나서야 이상하다는 걸 깨달았다. 유튜브가 주는 정보는 많았지 만 정작 내가 기억하거나 내 삶에 영향을 준 건 거의 없었다. 오히려 시간을 허비했다는 자책만 늘었다. 이제는 달라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자제하려고 마음먹는 걸로는 부족했다. 유튜브라는 플랫폼의 구조 자체가 멈추기 어렵게 설계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조금 더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했다. 그래서 3단계로 나눠 소비를 줄여보기로 결심했다.
설정부터 바꾸고, 습관을 재구성했다
첫 번째 단계는 유튜브 환경 자체를 바꾸는 것이었다. 가장 먼저 자동재생 기능을 껐다. 이 한 가지만으로도 영상 하나를 보고 나서 멈출 틈이 생겼다. 다음 영상이 강제로 이어지지 않으니 자연스럽게 창을 닫을 수 있는 타이밍이 생겼다. 이어서 크롬 브라우저에는 추천 영상 제거 확장 프로그램을 설치했다. 홈 화면에 온갖 추천 영상이 뜨지 않도록 해주는 기능이었다. 알고리즘이 나를 이끌기 전에 내가 먼저 선택권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두 번째 단계는 목적 있는 시청만 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었다. 무심코 들어가 시간을 흘려보내기보다는 보고 싶은 영상이 생겼을 때만 유튜브를 열기로 했다. 검색을 통해 해당 영상만 보고 바로 끄는 연습을 했다. 혹은 하루에 유튜브 보는 시간을 미리 정해두고 그 시간에만 접속했다. 처음엔 어려웠다. 재미있는 영상들이 자꾸 생각났고 보고 싶다는 충동이 자주 올라왔다. 그럴 땐 메모장에 보고 싶은 영상 리스트를 적어두었다. 그리고 정해진 시간에만 하나씩 꺼내 보는 방식으로 스스로를 조율해갔다. 세 번째 단계는 유튜브를 대체할 활동을 마련하는 일이었다. 영상을 보고 싶다는 충동은 단순히 심심함에서 오는 경우가 많았다. 그 시간을 메우기 위한 다른 선택지를 만들기로 했다. 예를 들어, 책 한 챕터 읽기, 산책 나가기, 스트레칭 10분 하기, 짧은 글 쓰기 등을 리스트로 정리해두고, 영상이 떠오를 때마다 이 중 하나를 실행해보았다. 완벽하진 않았지만, 충동을 다른 행동으로 전환하는 데 꽤 도움이 되었다.
소비를 줄이니 나 자신이 보였다
이렇게 3단계 전략을 실천한 지 몇 주가 지나자 유튜브를 대하는 태도에 변화가 생겼다. 예전처럼 중독적으로 보지 않게 되었고 가끔 영상을 볼 때도 그냥 흘려보는 시청이 아니라 목적을 가지고 고른 영상만 보게 되었다. 가장 큰 변화는 내 일상에 여유가 생겼다는 점이었다. 시간을 단순히 확보했다는 의미가 아니다. 머릿속에 쌓이던 자극적인 정보가 줄어들자 내 생각이 더 또렷해졌고, 집중력도 향상되었다. 무엇보다 스스로에 대한 신뢰감이 생겼다. ‘나는 내가 원하는 만큼 멈출 수 있다’는 감각은 자존감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예전에는 영상을 보면서 잠들곤 했는데 이제는 조용한 음악이나 글쓰기로 하루를 마무리하고 있다. 그 결과 수면의 질도 높아졌고 아침에 눈을 떴을 때 피로감도 훨씬 줄었다. 유튜브가 나쁜 것이 아니라 그걸 어떻게 소비하느냐가 문제였던 것이다. 지금은 유튜브를 완전히 끊은 건 아니지만, 그 관계를 내가 주도하는 형태로 바꾼 셈이다. 앞으로도 나는 이 습관을 계속 이어갈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