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쓰는 앱 10개 줄이기 도전
앱을 줄이는 건 단순한 정리가 아니다. 나에게 꼭 필요한 것만 남기고 나머지를 과감히 덜어내는 디지털 미니멀리즘의 실천이다. 꼭 앱을 10개 줄이지 않더라도 정기적으로 내가 사용하는 앱을 점검하고, 사용 목적을 다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유의미한 변화가 생긴다. 디지털 공간도 물리적 공간처럼 관리가 필요하다. 내 손 안의 작은 화면이 더 단순하고 선명해질수록 내 삶도 그렇게 조금씩 가벼워지고 있었다. 오늘은 자주 쓰는 앱 10개를 줄이기에 도전했던 나의 경험담을 나누어 본다.
익숙함이라는 이름의 디지털 무질서
스마트폰을 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수십 개의 앱 아이콘들이었다. 처음엔 필요해서 설치한 것들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나도 모르게 늘어난 앱들이 화면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메모앱만 세 개, 날씨앱 두 개, 심지어는 한동안 쓰지 않은 쇼핑앱도 그대로 있었다. 앱들을 넘기다 보면 정작 뭘 하려는 건지 잊은 채 다른 앱에 들어가 시간을 허비하곤 했다. 어느 날 하루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확인했을 때 깜짝 놀랐다. 하루 6시간. 그 중 절반 이상은 아무 목적 없이 앱을 열고 닫으며 흘려보낸 시간이었다.이건 단순한 시간 낭비가 아니었다. 내 집중력과 에너지가 자꾸 흩어지고 있었고, 디지털 공간 속에서 작은 결정들을 너무 자주 내려야 하다 보니 뇌가 피로해졌다. 그래서 ‘앱 10개 줄이기 도전’을 시작하게 되었다. 단순히 정리를 위한 정리가 아니라 더 나은 삶을 위한 실천이었다. 적어도 내 스마트폰 안에서는 내가 통제권을 갖고 싶었다.
3단계로 줄이기 시작했다
앱을 정리하는 첫 단계는 ‘정리 기준’을 세우는 것이었다. 단순히 자주 안 쓰는 앱을 지우는 게 아니라 현재의 나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앱인지를 기준으로 삼았다. 그렇게 하니 이전에는 자주 쓰던 앱도 과감히 지울 수 있었다. 예를 들어 과거 프로젝트 때문에 받았던 문서 스캔 앱은 한 달 넘게 쓰지 않았고, 패션 관련 쇼핑앱들도 최근에는 거의 들르지 않았다. 생각보다 쓸모없는 앱이 많았다. 나는 우선 50개가 넘는 앱을 카테고리별로 나눠보고 그 중 꼭 필요한 20개만 남겨두었다.두 번째 단계는 앱 아이콘 재배치였다. 자주 쓰지 않아도 습관처럼 열게 되는 SNS 앱이나 뉴스앱은 일부러 두 번째 페이지로 옮겼다. 자주 쓰는 생산성 앱이나 메모앱만 첫 페이지에 두고 나머지는 검색으로 찾아야만 열 수 있도록 설정했다. 그렇게 하니 의외로 습관성 클릭이 줄어들었다. 손이 가는 위치에 앱이 없으니 잠깐의 멈춤이 생겼고, 그 틈에 ‘진짜 필요한가?’라는 자각이 일어났다. 세 번째는 위클리 리뷰였다. 매주 일요일에 사용 앱들을 다시 한번 점검했다. 이 주 동안 정말 유용했는지 아니면 그냥 습관적으로 열었는지를 분석해보는 시간이었다. 이 과정을 통해 다시 몇 개의 앱을 삭제하거나 숨겼고 반대로 새롭게 필요하다고 느낀 앱은 추가해보기도 했다. 앱 정리는 한 번으로 끝나는 작업이 아니라, 지속적인 점검과 수정이 필요한 디지털 습관 관리라는 사실을 이때 알게 되었다.
앱을 줄이니 시간이 생겼다
10개 이상의 앱을 삭제하고 나머지를 정리하고 나서 가장 먼저 달라진 것은 심리적 여유였다. 예전에는 앱들을 넘기다 보면 괜히 불안해지며 뭔가 놓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지만, 이제는 홈 화면이 단정해지고 앱 개수가 줄어드니 마음도 정돈된 느낌이 들었다. 스마트폰을 열었을 때의 첫 인상이 한결 가벼워졌고 나도 모르게 들어가던 앱들이 없어지자 자연스레 그 시간에 다른 활동을 하게 되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집중력이었다. 앱이 줄어들자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확실히 줄었고 그만큼 무언가에 깊이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났다. 덜 산만해지고 더 의식적으로 하루를 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기계적으로 스마트폰을 켜는 행동이 줄어들자 하루의 루틴 자체가 달라졌다.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디지털에 묶여 있었다는 사실을 새삼 느꼈다.